왜 좋냐고?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라고 대답하기에는 많이 아쉽다.
'마음이 따뜻해서' 라고 간단하게 말하면 그들이 섭섭해할까?
따뜻한 마음에 내게 얼마나 큰 위안과 위로가 되는지 그들은 모를거다.
지금까지 했던 것 처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언제나 진심으로 대할 수 있기를.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그걸 숨기고 거짓을 내뱉는 것 보다는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편이 낫다.
설령 나쁜 감정을 말한다고 해서 무너질 관계는 아닐테니.
2008년 10월20일, 대학로.
익숙하지만 새로운 조합으로 그들을 만났다.
민들레처럼, Frypan.
1년전이 더 즐거웠었다고 말 할 수 있는, 모두들 그런 슬픈 상태였지만, 함께라서 좋다.
난 원래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 부터 그런 환경이 익숙해서 그런가보다.
늦게 태어난 덕에 내 주변에는 동생들이 없었다. 10살, 20살씩 차이나는 언니, 오빠들 뿐.
뭐 형제도 없고,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다 엄마 손님들이니 어른들뿐이다.
그래서 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 어른들이랑 있는게 편해졌나보다.
난 동생도 불편하고, 심지어 동갑도 불편하게 느끼는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근데 이 친구 좀 다르다.
동생인데 예쁘고 좋다. ('예쁘다'라는 말은 꼭 외모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얼굴도 예쁘다. ; ) )
더 많이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한 동생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 친구 어떻게 알게됐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면 인터넷 카페에서 만났다고 해야겠다.
'같이 학교에 다니는 친한 언니의 동생' 이라는 이상하고도 잘 믿어지지 않는 관계를 말하기엔 좀 쪽팔리다. -_-ㆀ
자매가 입고 온 옷 색깔이 재미있었다. 재미있어서 찍어봤는데 잘 안나왔다.
메뉴 고른답시고 어찌나 부산스럽게 움직이던지. -_-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딱 '내 스타일' 아니었던 정은언니, 딱 보기에도 '과대' 같아 보였던 희진언니.
난 뭔가 단체의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사람과는 절대 친하지 않다.
그들은 대부분 나를 귀찮게 하며, 자꾸 무엇인가에 참여하라는 등의 제안을 한다.
난 완벽한 아웃사이더. 그들과 행여 얼굴이라도 마주치게면 나에게 말을 걸까 두려웠다.
재밌는 세상이다.
'가장 친한 사람이 누구니?'
'희진언니랑 정은언니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만약에 희진언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얼마나 더 힘들어하고 방황을 했을까.
언제나 진심으로 챙겨주는 따뜻한 마음에 언제나 철부지 꼬맹이가 되어버린다.
대충 정신놓고 있어도 다 해주니까.
어제는 비록 조금 술에 취한 상태긴 했지만, 따뜻한 말로 마음을 말해줘서 참 고마웠다.
난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까 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애정결핍인 것 같기도 하고.
엄마만큼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는데, 난 그게 싫은가보다. 엄마가 퍼주던 사랑을 못 받으니까 힘든가보다.
근데.. 언니는 참 엄마같다. 추상명사 '엄마'같은게 아니고, 고유명사 '엄마'같다.
그래서 더 많이 기대게 된다. 언니도 쉽지만은 않을거라는걸 알면서도.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냥 눈 한 번 딱 감고 기대고 만다. 정말 이기적이지.
'힘들어서 그래.' 라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 되는 양, 감춰보려 하지만 내가 이기적이라는 본질은 그대로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