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어있더라.
하는 식의,
어느 날 갑자기 밖에 나가보니 겨울이 찾아와있었다.
가을이 있어 안심하고 있었는데,
아직 여름에게 인사도 못했는데,
문을 열어보니 그냥 덩그러니 겨울 혼자 남았더라.
어제도, 그제도 마치 겨울이었던 것 마냥..
집에 있기가 싫어 아침부터 찾아온 곳은 STARBUCKS.
우리 동네 STARBUCKS가 꽤 여러 매장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곳은 캐슬1층에 있는 아주 작은 매장.
직원도 친절하고, 주차도 가능하고, 노트북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테이블 배치도 적절하다.
집에서 조금 멀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분이 내키는 날이면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음.
집에 있기도 싫었거니와..
공부를 해야했는데, 집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으므로 필연적으로 밖으로 나왔어야만 했다.
책을 싸들고, 카메라도 가지고, 적당히 춥지 않을만큼 옷을 입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푹신한 의자에 앉을걸 그랬나?' 잠깐 고민이 되었지만, 다리를 올려놓고 있기에는 그냥 의자가 더 괜찮았다.
언뜻 보이는 저 직원,
내가 비록 이 매장에 자주 가는건 아니지만, 얼굴을 세번쯤 보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꽤 오랫동안 이 매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친절하다.
사실, 요즘 이런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기본적으로는' 다 친절하다. 이 사람은 '엑스트라로' 친절하다.
그렇다고 무언가 서비스를 해주거나 그런건 아니다. 기분좋게 친절할 뿐.
휘핑크림을 얹을 것이냐는 질문을 두 번씩 던지는 '귀엽게 봐줄만한' 센스도 가지고 있다. ㅎㅎ
정말로 오랫만에 마셔본 시그니처 핫 초콜릿.
음. 국내에서 파는 핫초콜릿 음료중에서 가장 맛있다. 아무 망설임없이 그렇게 말 할 수 있다.
커피를 즐기지 않는 나는 - 하지만 요즘에는 커피도 종종 마신다. - 특히나 STARKBUCKS에서는 주저없이 고르는 음료이다. 깊고 진한 맛은 언제 마셔도 항상 만족스럽다.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서도 STARKBUCKS를 찾아서 시그니처 핫 초콜릿을 주문하고, 나라마다 맛을 비교해보는 이상스런 취미가 생길 정도. (영국을 빼고는 다 맛있었음.)
이제 나도 환경에 대해 좀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머그컵에 시켜먹어야지.' 생각했었는데, 막상 '어디에 드릴까요?' 질문을 받고보니,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회용컵이요.' 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일회용컵에 마시는 것이 더 맛있는 느낌이 나거든.
다음부터는 꼭 머그잔에 시켜봐야겠다.
내가 환경운동가가 될 수는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쉬운 일 정도는 동참해야겠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니, 공부하는 장소로 카페를 좋아한다.
도서관처럼 조용한 곳은 마음의 부담이 된다. 소음을 내면 안된다는 생각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물론 카페도 오고가는 사람들이 신경쓰이긴 하지만, 그래도 난 자유로운 곳이 좋다.
그리고 난 기본적으로 공부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상관없다.
맨날 책 싸들고 카페가면.. 1시간 책을 보는둥 마는둥 하다가.. 나머지 1시간 창 밖 보고 놀다가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가곤 하는데.. 오늘은 제법 오래 있었다. 머리가 아파서 그 곳에 더 이상 있기 힘들 때 까지. 2시간30분정도 나름 집중해서 책을 봤나보다. 기분이 괜찮았다. BGM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될 지경.
집으로 가는 길.
어쩌면 이제 다시 못갈지도 모르는 '서글렁탕'. 삼겹살보단 소고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직접 자청해서 이 곳에 가는 경우가 많지도 않지만, 간판만 봐도 토할 것 같다. 무서운 사람들. -_-
삼식이로 찍은 필름들.
아직도 인화를 맡기지 않고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녀석들을 들고 나갔다.
후지필름은 아마도 작년쯤 찍은, 코닥은 올해.
원래는 2개 다 맡기려고 들고 나갔지만, 우리 동네 사진관이 못 미더워 후지필름만 맡기고 왔다.
잘 나오면 나머지도 맡겨야지.
종로에 마실 다녀오다가 버스에서 한 장. 숙대입구역이다. 알게 모르게 추억이 있는 곳.
중학교 때, 1년에 한 번씩은 서울대공원에 갔나보다. 소풍이든, 백일장이든..
그러면 안내문에 서울대공원 가는 방법이 나와있다. 보통 학교에서 추천해주는 공식루트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방역(1호선) - 신도림(환승, 2호선) - 사당(환승, 4호선) - 대공원(하차).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방법을 이용한다. 근데 엄마는 항상 나에게 다른 방법을 알려주었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숙대입구에서 내린 다음에 4호선을 타고 가는거다. 누가봐도 빠르고 좋은 방법이었지. 근데, 아직 중학교1학년이니까.. 버스에서 잘못 내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좀 있고, (지금도 버스가 그닥 친절하진 않지만, 그 때는 훨씬 더 했으니까. 방송도 안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리고 나만 혼자 다르게 무언가를 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난 엄마를 이길 수 없었고 ㅋ 친구들을 열심히 꼬셔서 버스를 타고 숙대입구까지 가곤 했었다.
문제는 숙대입구 지하철역이 출구끼리 연결이 안되어 있는거다. 갈 때는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올 때.
들어갔던 출구번호를 기억하고 있어야 했는데, 그럴리가 있나.
맨날 이상한 출구로 나가서 지상과 지하를 열두번씩 왔다갔다 하던 기억이 난다. ㅎㅎ
조금 뿌연 하늘을 제외하곤 제법 잘 나오지 않았나?
내가 가끔 밤에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맥주를 마시는 곳.
이젠 이 일도 꽤 추워지겠네.
내가 좋아하는 우리집 앞, 와플가게와
착하고 멋진 와플가게 사장님. :D
오늘 사장님 이름을 물어본다고 해놓고 사진만 찍고 왔네.ㅋ
처음에는 약간 쑥쓰러운 듯 웃으셨는데, 그래도 V포즈도 해주시고. ㅎㅎ
우리집앞에 와플가게가 있어서 너무 좋다. 진정한 벨기에 와플.
진짜 벨기에에 가서 와플을 먹었을 때 놀랍지도 않았고, 그 곳을 떠나는 날이 와도 아쉽지가 않았다.
나에는 이 곳이 있으니까!
나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갔다.
야속한 시간은 잘도 흘러가는구나.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지금도 충분히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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